무협/SF

낭만을 꿈꾸는 늑대 - 66부

밤고수 0 82 05.23 09:43
낭만을 꿈꾸는 늑대 66부




수혼은 링링과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 링링의 상처를 보니 등과 어깨에 시퍼런 멍이 들어있었다. 수혼이 쳐낸 음양권을 몸을 회전하며 기운을 희석시켰기에 이 정도지 정면으로 맞았다면 뼈마디 몇 개는 부려졌을 것이다. 수혼은 링링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대결이라고 하지만 어린여자에게 좀 심하게 한건 아닐까라는 죄책감이 든다.


“아저씨. 이름이 뭐야. 그러고 보니까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네.”


“야~ 아저씨가 뭐니. 아직 이십대 초반인데 내가 아저씨 소리 들어야겠어?”


“치~ 나보다 나이 많으면 아저씨지 뭐~”


“그냥 수혼오빠라고 불러~ 넌 링링이라고 했지.”


“응~ 이름은 링링이고 18살......... 아저씨~ 음양도는 일인전승무예로 알고 있는데 아저씨가 계승자야. 정만 화려하고 멋진 무술이던데.........그게 음양도야~”


“또 아저씨~ 휴~.......... 맞아. 내가 음양도의 계승자야.”


“호~~ 그러면 말이 돼~. 링링이 다른 사람과의 대결에서 패한 건 아저씨가 처음이야. 음양도란 말이야. 정말 화려하고 멋지더라. 아저씨 링링에게 가르쳐주면 안돼!”




“뭐~ 넌 국선도를 익히고 있잖아. 국선도나 열심히 익혀”


“치~ 국선도는 재미없단 말이야. 화려하지도 않고, 단순 무식해~ 그냥 힘만 앞세우고........하여튼 아저씨~ 음양도 가르쳐줘~”


“허허~ 기가 막혀. 국선도를 단순 무식하다고.........힘차고 패기 넘치는 게 아니고?”


“아저씨도 생각해봐~ 링링처럼 예쁜 아가씨가 그런 단순 무식한 무술을 익혀야겠어. 예쁜 링링에게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술이 더 어울려. 그치 아저씨~”


“하하하~ 이 맹랑한 아가씨야, 모든 무술(武術)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하나야. 무술에 따라 그 형식과 운용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치~ 확실히 아저씨야~ 어쩜 할아버지하고 똑같은 말만 골라서 해~”


“링링의 할아버지도 똑같은 말씀을 하셔. 나도 우리 사부님께 들은 말이야.”


“하여튼 두고 봐~, 꼭~~~ 음양도를 익히고 말거야.”


“누가 알려준데”


“흥~ 그럼 가르쳐 줄때까지 평생 옆에 붙어있지 머”


“참~~~~. 아직 멀었어.”


“저기서 세워~ 저기서부터는 차가 못 들어가. 저기서부터 1시간정도 더 걸어가야 해~”


“지금 가는 곳이 어디야. 알고나 가자~”


“국선도 본산, 왜 겁나~”


“무슨~~ 가자~”




차가 산중턱에 멈추었다. 링링과 수혼이 차에서 내리고, 안내하던 학생도 차에서 내린다.


“아저씨, 저 아저씨는 돌려보내.”


“저~ 전 호텔로 돌아가겠습니다.”


안내하던 학생은 분위기를 보고 수혼이 말하기 전에 차를 타고 호텔로 향한다. 차가 떠나자 링링은 바닥에 주저앉는다.


“아저씨. 힘들어 못 걸어가겠어.”


“이런 덩치는 산만한 것이 엄살은........빨리 일어나.”


“치~ 숙녀에게 그런 말을.........성질나면 안내 안한다.”


“이것도 물건이네. 쩝~~~”




수혼은 링링을 얻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은 무척이나 높았다. 링링처럼 덩치가 큰 여자를 엎고 가파른 산을 오르니 아무리 수혼이라도 이마에 땀이 송굴송굴 맺힌다.


“링링~ 이 길을 쭉 따라가면 돼.”


“응~ 길을 따라서 쭉~ 올라가”


“꽉 잡아. 지금부터 달려간다.”


수혼은 다리에 힘을 주고 축지법을 사용한다. 수혼의 몸이 화선처럼 앞으로 솟아지니 링링은 주위의 나무들이 뒤쪽으로 쭉쭉 밀려나는 것을 보고 수혼의 목을 잡고 몸을 바짝 달라붙는다. 링링은 할아버지가 가끔 축지법을 사용하는 걸 보았지만 나이어린 수혼이 축지법까지 사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점점! 링링의 마음속에 수혼이란 존재가 가슴깊이 새겨진다.




한참을 올라가니 거대한 공터가 나타나고 몇 체의 건물이 나타난다.


“링링~ 저기야.”


“응~ 저기야. 저기 뒤쪽에 작은 건물이 있어. 그것으로 가~”


수혼은 링링이 알려 준대로 큰 건물을 지나 건물 뒤쪽으로 달려갔다. 건물 뒤쪽 넓은 공터에 꽃과 나무들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됐어. 이제 내려죠.”


링링은 수혼의 등에서 내려와 안쪽으로 들어간다. 수혼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고 주위를 둘려보았다. 이곳은 산 중턱에 위치한 분지 같은 곳 이였다. 주위에 수백 년은 됨직한 거대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만들어 뺑~둘려 쌓고 있고, 한쪽은 절벽이라 멀리 산 밑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곳에 거대한 한 체의 건물과 두개의 작은 건물이 있었다. 모두들 지은 지 최소한 백년은 넘은 직한 목조건물들로 비록 세월의 풍상을 겪어 여기저기 상처(?)가 있지만 고풍스런 멋을 풍기는 것이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든다.




“뭐해~ 따라와~”


“알았어.”


링링은 아름답게 가꾸어진 나무들과 꽃들 사이에 난 작은 오솔길을 걸어가고, 수혼도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조금 걸어가니 나무와 꽃밭이 없어지고 넓은 밭이 나타나고, 들판 넘어 멀리 한 체의 초가집이 보였다. 밭에는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등이 심어져 있었고, 밭 한쪽에 초로의 노인이 호미를 들고 밭에 돋아난 잡초를 제거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링링은 노인에게 달려갔고, 노인은 넓은 밀짚모자를 들고 달려오는 링링을 자애로운 눈길로 바라본다.


“허허허~ 우리 공주님이 오셨네. 그래 갔던 일은 잘 됐어.”


“할아버지. 링링 아파~ 저기 저놈이 링링 막 때렸어. 혼내죠.”


“감히 어떤 놈이 우리 공주님을 때려.”


“저놈이야.”


노인은 링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뒤쪽에 서있는 수혼을 본다. 헐렁한 남방에 청바지를 입은 평범한 청년이다. 먼 길을 달려왔는지 이마에 흘린 땀을 닦고 있는데 몸에서 특별한 기운을 느낄 수 없다.




“이놈~ 저 청년이 널 때렸단 말이냐! 보기에 평범한 청년인데.........네가 맞았다고?”


“응~ 저놈이 음양도의 계승자래. 링링이 대결해 봤는데 진짜 같아.”


“음양도의 계승자~...........음~ 음양도란 말이지. 링링이 가서 불러와봐~”


“치~ 그냥 부르면 되지. 거기 멍청한 아저씨~ 할아버지가 오래~”




수혼은 노인에게 다가갔다. 키는 160정도에 마른체형이다. 시골에서 흔히 봄직한 우리네 할아버지들의 모습과 별반다리지 않다. 수혼은 좀 전에 흰색 모시적삼에 밀짚모자를 쓰고 밭을 갈던 노인의 모습을 보자 사부의 얼굴이 생각났다. 자신의 사부도 향상 저런 차림으로 밭을 갈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노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고 정답게 느껴진다.




“자네가 음양도의 계승자인가?”


“예~”


“음~ 자네가 성민의 과거행적을 찾는다는 장본인이가?”


“예~ 성민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 있어서, 과거행적을 찾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알고 싶은가? 성민은 내 제자였네. 3년 정도 내게 국선도를 익히고 한국으로 돌아갔네.”


“성민이 영감님의 제자. 그럼 성민이 이곳에서 국선도를 익힌 겁니까?”


“맞네. 자질이 우수한 놈 이였지. 마음속에 쌓인 원한을 잊고 무도에만 전념했다면 대성할 놈 이였는데..........아까운 놈이야.”


“최근 성민이 이곳에 다녀간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무슨 일로 왔다갔는지 알 수 있을 까요?”


“뭐~ 그놈이 이곳에 왔다갔다고..........링링아 이게 무슨 소리야. 그놈이 다녀갔게 사실이냐~”




옆에서 듣고 있던 링링이 슬금슬금 앞으로 걸어 나와 고개를 끄덕인다.


“그놈이 무슨 일로 다녀 간 거냐? 이미 파문당한 놈이 무슨 낮으로 이곳을 찾아와~”


“그게..........제자들을 꾀어 한국으로 데려가려고 왔었습니다.”


링링은 할아버지가 정색을 하며 이야기하자 감히 어리광을 부리지 못하고 존댓말로 대답한다.




“최근에 사방신 놈들이 보이지 않더니.........혹시 그놈들이 한국으로 간 거냐.”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성민이 파문당할 때 함께 파문당했던 놈들이 이곳을 기웃 기리는 것을 보았고 사방신과 어울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하지 말고 결론만 말해. 그놈들 지금 어디 있어.”


“한국으로 갔습니다.”




자애롭던 노인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다. 그의 손에 들린 호미가 부르르 떨리는 것이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억지로 참고 있는 모양이다.


“허허~ 내가 못난 놈이지. 제자들을 잘못 가르쳤어.”


“할아버지.......고정하세요. 사방신도 사정이 있어요. 아시잖아요. 사방신은 가족을 부양해야 할 가장들입니다. 이곳에서 무술만 연마하던 그들에게 무슨 재주가 있겠어요. 변변한 직업도 없이 시장이나 공사판에서 막일해서 번 돈으로는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형편 이예요. 그런 그들에게 성민이 돈 보따리를 내미니 안 넘어가겠어요.”


“휴~ 다 내가 부덕하여 생긴 문제로다...........내가 눈이 멀어 사람을 볼 줄 모른 게야. 그런 놈들에게 국선도를 수호하는 사대장령으로 임명한 내가 잘못이야. 사문의 명예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하는 중책을 그런 놈에게 맡긴 내가 바보야.”


“할아버지.........”




노인은 한숨을 쉬더니 다시 수혼에게 눈길을 돌린다.


“그래~ 자네는 무슨 일로 성민의 뒷조사를 하는 건가?”


“성민과는 약간의 은원관계가 있습니다. 요즘 성민이 무언가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그걸 알아보기 위해 조사했습니다. 이제 대충 알았어요. 사방신이란 분들이 국선도를 수호하는 사대장령이라면 무공 실력이 상당한 경지에 있는 분들이겠죠. 그분들을 이용해 강철파와 절 상대할 심산인 모양입니다.”


“자네는 성민이 놈에게 원한이 많은 모양이군. 그래~ 무슨 사연인지 내게 말해줄 수 있겠나.”


“듣기 좋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야기 해봐~ 사부된 입장에서 성민이놈과 내 자자들이 한국에 가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정 그러시면 말씀드리죠.”




수혼은 노인에게 한국에서 성민의 지위와 강철파에 대한 원한, 그리고 자신과 성민이 관련된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노인과 링링은 수혼의 이야기를 들으며 때론 놀라고, 때론 분노한다. 특히나 영은이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둘 다 한숨을 크게 내시며 수혼에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노인은 자신의 제자가 그런 파렴치하고 잔인한 놈이란 것에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수혼의 이야기가 끝나자 노인과 링링은 수혼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상입니다. 성민이 사방신과 한국으로 돌아갔으니 지금쯤이면 강철파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자네에게 얼굴을 들 수 없군........허허허~ 말년에 제자하나 때문에 곤혹스럽군.”


“성민도 처음부터 악한 놈은 아니었을 겁니다. 본성이 악한 놈은 없으니까요?”


“자네가 날 위로하는 건가? 흠~ 자네 사부가 부럽군. 참~ 아까 링링과 대결했다고 했지.......링링이 맞았다고 복수해 달라고 했는데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예~ ”


“허허허. 농담이고. 자네 실력을 보고 싶어서 그래. 자네 말을 들어보면 자네가 한국에 돌아가면 내 자제님들인 사방신과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전에 자네 실력을 한번 보고 싶어.”


“좋습니다. 저도 진정한 국선도를 맛보고 싶었습니다.”




거대한 건물은 국선도 제자들이 무술을 수련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각종 병장기가 좌우 벽에 진열되어 있고, 거대한 공간에 기둥하나 없는 고풍스런 분위기다. 수혼과 링링 그리고 노인이 안으로 들어서자 10여명의 사내들이 무술을 수련하다 말고 노인에게 공경하게 인사를 한다.


국선도는 원예도, 음양도처럼 일인전승 무예가 아니고, 많은 제자들을 받아들여 가장 특출한 사람이 계승자가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수혼과 노인은 5보정도의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링링과 제자들은 한쪽에 모여 이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수혼은 노인을 바라본다. 하얀 머리칼을 단정하게 묶어 등 뒤로 넘기고, 하얀 수염이 가슴까지 내려오는 노인이다. 얼굴과 손에 잔주름이 가득하고, 호리호리한 몸이라 겉보기 힘없고 나약한 노인 같다. 하지만 수혼은 노인이 팔을 들어 가슴께까지 올리고 자세를 취하니 노인의 몸에서 근접하기 힘든 태산과 같은 기도가 풍긴다고 느끼고 있었다. 반대로 노인은 수혼이 두 팔을 내리고, 허허로운 자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수혼에게서 그 어떤 기운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수혼은 노인에게서 풍기는 태산 같은 기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며 숨쉬기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자 일자보를 실천하여 앞으로 솟아지며 달려가 노인과 5보정도 위치에서 공중으로 치솟아 오른다. 수혼의 몸은 공중에서 제비처럼 유영하며 노인의 머리위로 날아오더니 갑자기 공중에서 풍차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손발을 저의니 회전하는 몸 주위에 발그림자와 손 그림자가 자욱하게 피어난다. 수혼은 처음부터 음양각과 음양수를 동시에 실천하며 노인을 공격한다. 공중에 피어나 수많은 그림자는 수혼의 몸을 따라 같이 회전하더니 꽃비가 하늘에서 내리듯 수많은 그림자들이 노인의 몸을 향해 날아간다. 노인은 공중에 어지럽게 피어난 그림자들이 눈을 현옥시키기 위한 허수가 아니고 하나하나에 모두 힘이 실려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다. 노인은 수혼이 분(分)을 사용할 정도의 고수라는 사실에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노인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그림자를 향해 파리를 쫒듯 가벼운 손놀림으로 주먹을 날리니 분분히 날아오던 그림자들이 공중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좌우로 흩어져 버린다.




“쾅~~쾅~~쾅~”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그림자들은 노인의 몸을 스치며 바닥을 때리니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수혼은 자신의 공격이 너무나 허망하게 빗나가자 몸을 다시 반 바퀴 회전하여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하고, 주먹을 노인을 향해 내지르니 주위 공기가 휘몰아치며 은은한 광음까지 올리다. 노인은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수혼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받아친다.




링링은 수혼의 화려하고 멋진 공격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자신과 대결할 때 보여준 음양도 무공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공중에서 벚꽃이 날리듯 수많은 그림자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 아름답기까지 한 장관 이였다. 또한 사람이 새도 아니고 새가 공중에서 유영하듯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혼의 무공은 자신이 익힌 국선도 무공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아름답고 화려한 멋이 있었다. 할아버지.........국선도의 현 계승자.......할아버지도 평소와는 약간 다르다. 평소에 웃음을 잃지 않은 여유로운 모습은 간대 없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수혼의 공격을 최선을 다해 상대하고 있었다. 지금.......수혼의 공격은 붕권(崩拳)일 것이다. 수혼의 공격은 멀리서 보아도 강맹한 힘이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피하지 않는다. 아마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국선도는 선이 굳고, 힘을 바탕으로 한다. 할아버지는 국선도가 힘에서 밀리는 것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노인은 날아오는 수혼의 주먹을 자신의 주먹으로 정면으로 부디 쳐 간다. 노인의 주먹은 천천히 아주 답답할 정도로 날아온다. 하지만 주먹 주위 공기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은은하게 진동하더니 수혼의 주먹과 부디 치는 순간...............




“꽝~~~~~”




주먹과 주먹이 부딪쳤음에도 자동차 타이어가 터진 듯 한 엄청난 광음이 들리며 건물전체가 진동한다. 수혼은 공중으로 다시 떠올라 다시금 음양각을 실천한다. 노인은 수혼에게 또다시 놀라고 있었다. 방금 자신의 처낸 공격은 혼신의 힘을 다한 공격 이였다. 황**도 한방이며 보내버릴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공격을 받고도 수혼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공중으로 치솟아 오른다. 아마도 접(椄)으로 자신의 힘을 흡수하고 그 힘을 역이용한 것이리라..........저 젊은 나이에 저런 경지에 올라 있다니..........사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한 놈이 것이다. 노인은 공중에서 피어나 무수한 발그림자 사이로 주먹을 날린다.




수혼은 팔에 감각이 없을 정도다. 노인의 주먹과 부디 치는 순간 손가락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프다. 바위도 부수는 주먹이다. 그것도 혼신을 힘을 다했다. 그런 공격을 노인은 가볍게 쳐내 버린다. 수혼은 노인의 힘을 역이용해 공중으로 치솟아 음양각을 실천했다. 아마도 이번 공격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만든 그물망 같은 그림자 사이로 노인의 주먹이 날아온다. 수혼은 발끝에 힘을 주고 밑으로 일직선으로 떨어져 내린다. 노인의 주먹이 어깨를 스치며 남방이 찢어져나간다.




“쾅~~~~”




수혼의 몸이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바닥에 깐 나무들이 부셔져 나가며 나무 조각들이 공중에 분분히 날리고, 건물이 지진을 만난 듯이 부르르 떨린다. 수혼이 음양군림보를 실천한 것이다. 노인은 바닥을 타고 전해오는 충격에 몸을 비틀거리고, 바닥에 착지했던 수혼은 그 빈틈을 노리고 앞으로 솟아지며 주먹을 연속적으로 날린다. 노인은 자신의 상곡(아랫배에 있는 혈), 중정(가슴에 있는 혈), 자궁(목에 있는 혈)을 노리고 날아오는 수혼의 주먹을 보더니 가슴에 팔을 모르고 손바닥을 펴, 원을 그리듯 돌린다. 수혼의 주먹은 노인의 몸 근처에서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버린다. 노인의 손바닥은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 수혼의 주먹을 지지한 것이다. 노인은 장(掌)으로 수혼의 주먹을 막고 발로 수혼의 환도혈(허벅지에 있는 혈)을 노리고 쳐낸다. 수혼은 일자보로 빠르게 뒤로 물려나고 노인의 다리는 허망하게 허공을 가른다.




설명은 길지만 노인과 수혼의 공방은 체 3분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공방 이였다. 링링은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두 절대고수의 대결.........아마도 앞으로 평생을 살아도 이런 대결은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수혼과 노인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용한 적막감이 장내에 휘감는다.


“자~ 이제 내가 공격해 보겠네.”


노인은 휘적휘적 수혼에게 걸어온다. 온몸의 세포들이 팽팽하게 긴장하며 몸에 남아있는 힘을 한곳에 집중한다.


노인은 수혼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엄청나게(?) 느린 속도라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다. 하지만 수혼은 감히 태만히 상대할 수 없었다. 노인의 주먹 주위에는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공기가 요동치고 있었다. 수혼은 음양수를 실천에 장막을 만들어 노인의 주먹을 막는다.




“펑~~~. 펑~~~. 펑~~~”


“크~~윽”




수혼의 몸이 뒤쪽으로 쭉~밀려가 벽에 둔탁하게 부디 친다. 몸이 벽을 때리자 나무들이 터져나가며 나무 조각들이 분분히 공중으로 날린다. 노인의 주먹이 수혼이 만든 장막을 샌드백 치듯 때리니 강맹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쪽으로 밀려난 것이다. 벽에 기대고 있던 수혼이 울컥하며 한모금의 피를 토한다. 산을 내려와 남과의 대결에서 이렇게 형편없이 밀리긴 처음이다. 수혼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누군가? 일인전승무예 음양도의 전인이다. 사부는 마지막 부탁으로 음양도의 명예를 지켜달라고 했다. 사문의 명예를 위해서도 이대로 물려날 순 없다.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무공을 사용했다. 음양수, 음양각, 음양권, 음양군림보.......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 이제 남은 무공은 음양지와 음양검법...........수혼은 주먹을 피고 손을 가슴까지 올린다.




노인은 자신이 혼신을 힘을 다한 공격에도 수혼이 쓰려지지 않자 수혼에게 진정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수혼이 엄마 배속에서부터 무공을 수련했다고 해도 20년 조금 넘게 수련했을 것이다. 자신은 평생을 무도에 정진했다. 이런 자신과 대등하게 대결하는 수혼에게 감탄하는 것은 당연했다.




수혼이 일자보로 달려온다. 노인을 향해 빗살처럼 솟아진 것이다. 노인의 손이 거대한 원을 그리듯 돌아가더니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주먹이 터진다. 수혼의 몸이 폭풍우를 만난 조각배처럼 흔들리며 자신이 처낸 주먹들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간다. 수혼은 칠성밟기를 실천하며 노인에게 접근한 다음 꼿꼿하게 세운 손을 검처럼 휘둘러 바람을 가른다.




노인은 수혼의 수도가 바람을 가르며 자신의 목을 노리고 날아오는 것을 감지했다. 빗살처럼 빠르고 정확하다. 노인은 급히 뒤로 물려나지만 앞섬이 손끝에 걸리며 길게 찢어져 버린다. 노인은 수혼의 공격에 당황한다. 장(掌)도 아니고 권(拳)도 아니다........저건........수도(手刀)로 검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의 앞섬이 칼에 베인 듯 깨끗하게 절단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노인도 손을 피고 수도(手刀)로 수혼을 상대한다.




두 사람모두 손에 검을 없을 뿐, 대결은 음양검법과 국선도 검법의 대결이 되었다. 노인의 수도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듯 유유히 나른다. 수혼의 수도가 날카롭고 빗살처럼 빠르다면, 노인의 수도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고 느리게 움직인다. 허공에서 두 사람 손이 부디 치는 일도 없다. 노인의 수도는 수혼의 날카로운 공세를 바위틈으로 물이 흐르듯 유유히 빠져나간다. 노인의 수도가 수혼의 빈틈을 노리고 날아와 수혼의 가슴을 강타한다.




“펑~~~”




수혼이 몇 걸음 뒤로 밀리고, 노인의 수도가 좌에서 우로 그어진다.


“찌이~~~익~”


수혼의 남방이 비명을 지르며 베어지고, 연이는 공격이 수혼의 비파골(어깨와 팔의 중간 뼈)을 스치며 팔이 축 늘어져 버린다. 수혼은 이를 악물고 노인의 품을 파고들며 다른 손으로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음양검법을 실천하니 수혼의 수도가 어지럽게 날리며 노인의 품으로 파고든다. 하지만 수혼이 쳐낸 공격은 노인이 만들어낸 장막에 막혀 방향이 틀어져 버리고...........노인의 수도는 비틀거리는 수혼의 명치를 가격해 버리니 수혼은 뒤로 쭉~ 밀려나 끝내는 바닥에 쓰려지고 “퍽”하니 쓰려지고 만다.




“휴~~”




수혼은 바닥에 쓰려지며 한모금의 피를 토하고 기절해 버리고, 노인은 그때서야 한숨을 쉬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정말 물건이다. 하마터면 내가 당할 뻔했어.”


“할아버지...........괜찮아요.”


멀리서 대결을 지켜보던 링링이 노인에게 달려오며 노인의 안부를 물어본다. 노인도 앞섬을 길게 베어지고, 가슴에서부터 배꼽까지 길게 배어져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괜찮아. 저놈이나 살펴봐~.”


“하.........할아버지 설마 죽은 건 아니지.”


“허허허. 그리 약한 놈은 아닌 것 같으니 죽지는 않았을 거다. 그놈 참~ 대결에 임해 물러남이 없는 놈이군. 다른 놈 같으면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알고 물러났을 것인데.......”


링링이 달려가 수혼을 살펴보니 얼굴이 핏기하나 없이 희게 변하고, 축 늘어져 있지만 숨은 쉬고 있었다.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일단 초가에서 쉬게 해라~”




한편 한국에서는 강철기획에 이어 강철유통이 압수수색을 당해 회계장부일체가 압수당하고.........검찰에서는 강철기획의 마약유통뿐만 아니라 강철기획과 강철유통에서 조성한 비자금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행정부, 경찰, 심지어 검찰에까지 무차별 적으로 뿌려진 사실을 언론에 공포한다. 또한 강철파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정치인, 고위관리 등을 소환조사하기에까지 이른다. 사회시민단체는 뇌물비리에 연루된 고위층 명단을 공개하라는 시위를 하기 이르고 정치권에서도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여론의 향방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이라 뇌물비리 협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을 당에서 축출하고 검찰의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추구하기 이른다.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어 강철이 운영하는 모두 회사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이르고, 돈줄이 말라버린 강철파는 서서히 흔들리고, 단단한 단결력을 자랑하던 조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강철은 백방으로 뛰어보았지만 모든 인사들이 강철을 만나는 것조차 꺼려해. 뚜렷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갈치파의 수영은 강철파를 공략의 3단계 작전으로 들어가며, 부산에 있는 성민에게 연락을 한다. 성민은 부산에서 훈련시키고 있던 병력을 이끌고 서울행 열차에 오른다.








ps : 위에 있는 몇 줄을 쓰기 위해(강철파의 몰락과정) 그동안 들인 정성이 얼마든가? 요코아버지, 이무석, 허강기를 등장시키고 강철파와 천랑파에 은원관계를 만들기까지 들인 정성을 생각하면.......흐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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