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야설 A

녀석의 덫(아내의 비밀) - 1부

밤고수 0 4,961 06.26 18:34
“................”


-...................





 은은한 스탠드불이 비춰지는 방안에서 아내와 내가 덩그러니 누워있었다. 아내는 여전히 무언가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듯,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채 나를 등지고 누워 있다.





 “그러니까.. 미안하다니까.”


-............


 “저번엔 정말 몸이 안 좋았어. 게다가 평소랑은 다르게, 갑자기 그렇게 저돌적으로....”


-됐다니까. 그만 자. 불 끌게.





 내가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끝내 아내는 나를 등지고 누워선 애꿎은 스탠드의 점등 버튼만 가볍게 꾸욱 눌러 껐다. 어둠이 드리우며, 아내의 옅은 한숨소리, 그리고 이불을 덮는 소리, 그리고 솜이 이리저리 부딪기며 만들어내는 익숙한 베개 소리가, 거의 동시에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며 내 귓전에 다가와 부딪혔다.


 


 ‘후우.... 이거야 원.. 방법이 없네...’





 이쯤되니 지치는 건 이 쪽 역시 마찬가지다. ‘따져 묻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게 산더미다. 그러니까, 아내와의 이런 빌어먹을 냉전이 계속된 건 불과 삼사일 쯤 전이렸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어둠속에서- 겨우 알아 볼 수 있는 아내의 머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정말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니.... 어쩌면..... 반대로 듣고 싶은 걸지도.





 나는 뒤통수에 손을 가져다 얹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모든 일의 시작이 되었을, 얼마 전의 일들을.....




















 “후우, 아직도야? 참....”





 아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 근처에 다가가서 나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휴대폰의 안테나 부분을 머리 정수리쯤에 가져다대고 나는 신경질적으로 긁어댔다. 나는 특별히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정말 당연하게도!! 하지만 어쨌든, 무심한 와이프의 냉대도, 그렇다고 –와이프를 그렇게 만든- 지난밤의 나의 무심함을 탓할 시간은 없다. 박봉 샐러리맨에게 시간은 금이요, 생명이니.





 나는 천천히 아내의 회사 로비에 발을 들였다. 무서운 표정으로 로비 앞에 서 있던 청원경찰을 보며 내가 쌩긋 웃었다. 그러자 그 분도 나를 향해 살짝 웃었다. 남들이 보면 그건 차라리 인상을 쓰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그것이 필시 ‘웃음’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이다.





 나는 아내의 사무실이 있는 5층을 누르고 가만히 엘레베이터 앞에 섰다. 그리고 회사의 규모에 걸맞는 그 거대한 엘리베이터 문이 활짝 열리자, 나는 서둘러 그 안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부부가 다니는 회사가 여러모로 서로 ‘관계’가 있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다. -누가 봐도, 아내가 다니는 대기업에 하청을 의뢰하는 ‘나’의 회사의 ‘입장‘ 고려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관계가 아닌 그 흔한 ‘갑을’ 관계라는 것을 누구든 흔쾌히 알아차릴 테지만- 그러니까, 이렇게 일을 핑계로 아내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고, 또 화해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으니까. 훗.





 내가 5층에 갔을 때, 나를 맞이하는 건 와이프가 아닌 -언제 봤던 적이 있던- ‘계약직‘ 여직원이었다. 이제 한 스물 몇 살 쯤 됐을까? 나이에 걸맞지 않게 사람을 맞이하는 싹수가 아주 제법이다. 큼큼. 뭐, 지금에서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지. 나는 서둘러 ’묘연한‘ 아내의 행방에 대해 물었고, 그 여직원은 당연하게도 얼굴에 ’퀘스천 마크‘를 한 백개쯤 그려내며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과장‘님은 사장님 부름 때문에 사장실에 가셨노라고.





 











 “후우~~~”





 밀려오는 자괴감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결국 아내의 회사 옥상, 흡연실로 올라갔다. 다분히 계급사회를 표방하는 이 빌어먹을 사회에서 36세의 나와, 35세의 아내의 계급은 확연하게 나뉘어져 있다. 그러니까 나는 ‘만년 –예약!!!- 대리’로, 그리고 나보다 한 살 어린 아내는 무려 ‘대기업 과장’ 으로.





 능력있는 아내가 왜 ‘능력없는’ 나와 결혼을 했을까, 아니 나를 ‘선택’해 주었을까 하는 질문엔 솔직히 나도 정확하게 대답할 자신이 없다. 빌어먹을. 담배야 더 타들어 가지 마라. 내가 너를 더 빨아야 할 것 같으니.





 생각해보니 그 흔한 연애결혼도 아니었다. 아닌가? 한 달 정도 애매하게 사귄것도 연애라면, 연애결혼이라고 봐야 하나? 그러니까, 살아온 배경도 집안도, 그리고 나의 아킬레스건인 ‘대학’의 클래스 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는 아내에게, 나는 저엉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비참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런 아내와 나를 거의 유일하다시피하게 연결해 준건 다름 아닌 ‘불’ 이었다.





 뭐 이러쿵 저러쿵 남의 가족의 사생활을 시덕쿵 어쩌쿵 말하는게 여간 간지러운게 아니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저녁 쯤인가? 걷다가 불길이 잔득 솟아 오른 어떤 건물이 눈에 들어온 게 발단이요! 그리고 ‘사람이 저 안에 있어요!!!’ 라는 말을 들어버린게 일의 전개였으며, 그 빌어먹을 ‘정의심’에 불타서는 미친척하고 건물로 뛰어 든 게 –정말 이건 아직도 미스테리다. 내가 왜....- ‘절정’ 이었다. 그리고 결말은.. 뭐 보시다시피...





 정말 그게 다다. 나하고는 정말 인연이 없을 것 같았던 ‘그 여자‘가 지금의 내 와이프가 되기까진, 내가 몸소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든 것과 무려 ’한 달’ 이라는 짧은 연애기간 –나는 이게 솔직히 연앤지 뭔지 확신할 길이 없다, 아직까지도!!!!- 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렇게 눈치보며 살 줄 알았으면, 역시나 ‘급’에 맞는 여자를 만났어야 했다. 후우.





 시간이 시간인지라 흡연실에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여직원의 모습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뭐, 그거야 사람이 사는 세상에선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빌어먹을 관념과 선입견이 지배하는 세상아!!! 퉷!!!





 나는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볼 요량으로, ‘아쉽게도’ 담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기를 귓구멍에 가져다 댔지만, 끝내 아내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아 진짜 너무하네. 후우.”





 부부의 관계를 떠나서 지금은 일 때문에 찾아온 몸이다. 아무리 지금 사장실에 갔다고는 해도, 후우. 아니지 뭐 그렇다면야 화낼 일은 아니지만. 후우, 역시 가만히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나?





 “정말?”


-쉿! 목소리 좀 낮춰!!!





 손에 들린 전화기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는데, 담배 자판기 너머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덩달아 괜히 나까지 긴장이 돼서 슬쩍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댔다. 이런쪽에 관심은 없다지만, 괜히 호기심이 동해버려 –거의 본능적으로- 눈치를 살피며 자판기 쪽으로 걸어갔다. 물론 담배를 사는 척 하면서. 훗.





 “정말이라니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후우. 어떻게?


 “여자 따먹는데 왕도가 있냐? 그냥 따는거지.”





 호오라. 이것들 봐라? 목소리를 들어보니 내 또래쯤 되어 보이는 남자 두 명의 목소리가 교차로 들려왔다. 아 옛날 생각나는구나.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하긴 남자가 모이면 결국 나오는건 여자 얘기뿐이겠지만. 훗. 귀엽군, 친구들!! 하지만 항상 주위를 경계하게!! 누군가 나처럼 자네들의 얘기를 염탐할지도 모르니!! 하하하하하!


 


 “야 그래도..”


-쉿!! 아 그러니까 목소리 좀 낮추라니까 그러네!!


 “오케이 쉿! 얘기좀 해 줘봐!! 그러니까, 어떻게... 어떻게.. 그 뻣뻣한 원해연 과장을 땄는지?”





 거짓말처럼 내 얼굴에 퍼져 있던 웃음기가 사라져 버렸다. 머릿속에 희뿌연 연기 같은 게 계속 아지랑이 피듯 올라오고 있었다. 그래도 정신줄을 꼭 붙잡아야 해. 그러니까 그게 왜냐면.... 내 와이프 이름이........











 무려 원해연이거든... 너희가 과장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사람.























 자판기 앞에서 굳어버린 내가 겨우 움직일 수 있었던 건, 손에 들린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어댈 때 쯤 이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그 자리를 뜰 수 없었지만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휴대폰 액정에 떠 있는 아내의 이름 세 글자는 거짓말처럼 나의 몸을 잡아 이끌었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사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다하셔서.”





 나는 그냥 멍하니 아내를 바라봤다. 별다른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뭔 일이지? 그러니까 아까 내가 얼굴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그 놈들이 말하던 그 원해연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원해연이란 말인가.





 “여기다 사인하면 되지? 물품 목록이랑 비품들 다...... 응?......”


-..................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귀로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어오는데, 애석하게도 내 입 밖으로는 한마디의 말도 흘려보낼 수 없었다. 그래도 아내가 나의 대답을 종용하기에 나는 얼어붙어 고개만 끄덕였다.





 “어제일 때문에 그래? 난 괜찮으니까, 신경쓰지마. 가자! 회사 입구까지 바래다줄게.”





 아내의 입에서 흘러나온 ‘어제일’은 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좀 말해줄테야? 대관절 정말 어제 있었던 일이 뭔데?





 나는 아내에게 됐다는 말을 겨우 건냈다. 아내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당연하겠지. 지금 내 몰골이 어떨지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나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돌려 아내의 사무실에서 빠져 나왔다.





 ‘왜.. 왜 저렇게 태연한 거지?’





 고작 내가 들었던 건, 뭔 놈인지도 모를 녀석 두 명이 자판기 뒤에서 속닥이던 말 몇 마디가 전부였다. 그런데 나는 무슨 주문처럼 그 말에 미친 듯이 집착하고 있었다. 화가 나는 것도 같고, 짜증이 나는 것도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도 같은, 이 빌어먹을 감정은 뭐냐?


 하지만 나는 기어이, 발걸음을 돌려 회사 옥상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꼭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아니 그러길 바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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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소설 게시판에 쓰겠습니다. 후우. 머리도 아프고, 스와네포엘님도 보니깐


번역 작업에 슬슬 박차를 가하시는 것 같고. 훗.











 PS.





 1. 간만에 다 함께 춰 볼까요? 베르테르의 굽신 굽신 댄스! 굽신! 굽신! 추천 굽신!





 2. 왠지... 이번에 쓰는 얘기는...











 장편이 될 것 같다. 한 30부 정도.








 발그래..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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